더 늦기 전에
꽃 보러 가자 했더니
그 꽃 지면
다른 꽃 핀다고 했다
다시는 못 만날 인연일까봐
마음이 아팠다
텅 빈 귀를 열어둔 채
지나간 봄,
꽃무덤이 가득했다
흔들리는 것들은
흔들린 곳에서
마음을 다 쏟고 말았나
붉은 꽃물이 흐르는 길 위에서
나는 또 하루를 더 살고
너에게서 하루 더 멀어진다
박주하 시인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항생제를 먹은 오후》 《숨은 연못》 《없는 꿈을 꾸지 않으려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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