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라*
4500년 전의 문이 열리고 있어
죽은 자가 산 자를 방문하는 거지
해골을 보고 정중하게
앗살라무 알라이쿰**
내 나이보다 4500살을 더 먹은
9살의 어린 주인
죽음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아도 되는 일
쾡한 두 눈으로 전하는 무언의 말들
무슨 인사를 하고 싶었던 걸까
하고 싶은 말이 많을수록
침묵의 무게는 무거워지지
무릎 앞에 수북이 쌓이는 흙모래
뼈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했어
이 아이가 기뻤는지
아니면 슬펐는지
그것도 아니면 어디가 아팠는지
어느 들판에서 뛰어 놀았는지
뼈에 사연만 있고
행복에 대한 기록은 없었어
그것은 슬픈 모래알
둥근 두개골 아래
크고 작은 어둠의 구멍들
나의 앞날을 알고 있다는 듯이
깊은 눈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지
* 이집트 나일강 연안에 있는 고분 마을
** 아랍어로 ‘안녕하세요. 평화가 함께 하길’
황사라 시인
2023년 전북일보 등단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 | 출근길 | 센터 | 2014.10.21 | 3147 |
58 | 엄지손가락 | 센터 | 2015.07.24 | 2268 |
57 | 우리는 다 배우다 | 센터 | 2014.08.18 | 2166 |
56 | 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여! | 센터 | 2014.07.01 | 1846 |
55 | 밀양 | 센터 | 2014.04.23 | 1837 |
54 | 부서진 사월 | 센터 | 2015.10.05 | 1774 |
53 | 그리고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 센터 | 2016.03.14 | 1747 |
52 | 연대 | 센터 | 2014.03.20 | 1717 |
51 | 생활 | 센터 | 2014.12.22 | 1710 |
50 | 바닥은 쉽사리 바닥을 놓아주지 않는다 | 센터 | 2016.08.24 | 1696 |
49 | 알 수 없는 것들 | 센터 | 2015.03.03 | 1677 |
48 | 보호는 좋은 것입니까? | 센터 | 2016.06.30 | 1664 |
47 |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는 거리의 이편과 저편 | 센터 | 2016.10.31 | 1663 |
46 | 리어카의 무게 | 센터 | 2016.04.28 | 1630 |
45 | 시작 | 센터 | 2018.12.26 | 1618 |
44 | 굴뚝 | 센터 | 2018.04.26 | 1615 |
43 | 역사는 당신의 개인수첩이 아니다 | 센터 | 2015.12.07 | 1589 |
42 | 천국의 경비원 | 센터 | 2017.04.27 | 1562 |
41 | 빛의 탄생 | 센터 | 2019.04.29 | 1562 |
40 | 제주 예멘 | 센터 | 2019.02.25 | 1521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