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교 위를 지나면 알 것 같다 하루가 왜 저무는지 깜깜한 밤 인생의 등불이 어떻게 켜지는지 검푸른 물 위에 어둠 풀어질 때 사람들은 깊은 속도의 그늘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노을 지면 산비탈에 내려와 조그만 집과 창틀을 그러안는 그리움의 색깔들
흘러가는 건 물결만이 아니다
풍경도 세월도
사람과 더불어 흘러간다
한때 가슴을 불 인두로 지지던 젊은 날의 생채기도 쓰라린 눈물 훔치며 인파를 헤치던 열정의 숲도 이젠 더 이상 넘실거리지 않는다 다만 그것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 간직되어 있을 뿐 두꺼운 얼음 속 실개천이 흐르듯 살갗 아래 실핏줄이 흐르듯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저 혼자 흐르고 또 흐를 것이다
.
박선욱 시인
제1회 실천문학 신인 공모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때 이후》 《다시 불러보는 벗들》 《세상의 출구》 《회색빛 베어지다》 등이 있고,
편저로 《한국민중문학선Ⅰ 노동시편》 《한국민중문학선Ⅱ 농민시편》,
청소년 평전 《채광석 : 사랑은 어느 구비에서》 《윤이상 : 세계 현대음악의 거장》,
본격 평전으로 《윤이상 : 거장의 귀환》 등이 다수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 | 50년의 판타지 | 센터 | 2016.12.27 | 1302 |
58 | 건너지 못하는 인사 | 센터 | 2021.04.26 | 166 |
57 | 공범 | 센터 | 2021.08.25 | 93 |
56 | 공장 | 센터 | 2020.01.02 | 906 |
55 | 공장 빙하기 | 센터 | 2017.08.28 | 1413 |
54 | 굴뚝 | 센터 | 2018.04.26 | 1615 |
53 | 그렇게라도 짖어보는 것이다 | 센터 | 2022.08.29 | 37 |
52 | 그리고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 센터 | 2016.03.14 | 1747 |
51 | 근로하는 엄마 노동하는 삼촌 | 센터 | 2019.10.30 | 830 |
50 | 낮게 허밍으로 | 센터 | 2023.12.01 | 19 |
49 | 너무 늦지 않기로 해요 | 센터 | 2020.02.27 | 815 |
48 | 당신의 유통기간은 언제까지입니까? | 센터 | 2017.10.30 | 1334 |
47 | 뒷맛 | 센터 | 2022.02.24 | 59 |
46 | 레이어 | 센터 | 2023.09.11 | 43 |
45 | 리어카를 구원하라 | 센터 | 2021.12.23 | 92 |
44 | 리어카의 무게 | 센터 | 2016.04.28 | 1630 |
43 | 마네킹의 오장육부 | 센터 | 2017.07.03 | 1493 |
42 | 말의 힘 | 센터 | 2020.08.24 | 477 |
41 | 밀양 | 센터 | 2014.04.23 | 1837 |
40 | 바닥은 쉽사리 바닥을 놓아주지 않는다 | 센터 | 2016.08.24 | 1696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