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소리가 이상하다
곡은 없고 숨소리만 있다
도레인지 미파인지
불고 들이마시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맹인이 아니다
두 눈 멀쩡하게 뜨고
바구니를 들고 있다
멀쩡함이 멀쩡함에게 구걸하는 증상
속이 곯은 거다
외상 없는 내상
전화번호부 같은 것으로 맞았을까
모르는 사람에게 암보험 상담 전화를 걸던 그녀는
말기암이었다
그 지경이 되도록 몰랐던 건
그녀의 오장육부가 위(胃)밖에 없었기 때문
배고픔이 모든 장기를 집어삼켰기 때문
합법적인 보이스피싱이라며
아는 사람에겐 권하지 않는다는
일말의 양심이 악성종양이었을까
수술대에 오르기도 전에
그녀는 제거됐다
집도의는 그녀를 뽑은 사람이었다
회사는 멀쩡했다
이장근 시인
1971년 경북 의성 출생.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시), 2010년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동시)으로 등단.
시집《꿘투》, 동시집《바다는 왜 바다일까?》 《칠판 볶음밥》, 청소년 시집 《악어에게 물린 날》 《나는 지금 꽃이다》,
《파울볼은 없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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