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것들
김은경
오늘도 우리는 구름을 흠모하고
곧 탄로날 거짓말을 공모하네
그 수북한 라이터는 매일 어디로 사라지나
물은 누가 마셨나
펜은 어디 두었나
흡혈귀 같던 장미는 누가 썩게 놔뒀나
햇반은
라면은
어느 구석에 있다가
유통기한 지나서야 찔끔 나타나는가
이 많은 바람은 누구의 부역인가
태풍은 어디서 오는가
안남마을 사과나무 과실은 누가 달았나
자욱한 안개는 누구의 몫인가
남은 자의 유산인가 떠난 사람의 상흔인가
만장 같은 시신은 대체 누가
나무에 매달아 놓았나
혐의는 추억처럼 펄럭인다
눈부시게
뻔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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