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명 공동성명문]
촛불시민혁명 정신을 거스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의 총회 가결을 반대합니다
완성차 정규직 노조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4월 26일∼28일까지 진행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1사1조직(1사1노조) 규정 변경 분리 총회(이하 분리 총회)가 71%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이 만든 조기대선을 앞두고 안팎의 무수한 반대를 묵살한 채 기아차지부 집행부가 강행한 총회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폭행위였습니다. 3분의 2가 넘는 조합원들이 찬성한 결과를 지켜보면서 민주노조운동의 본산에서 어느새 적폐로 전락한 대공장 노조운동의 암울한 현실에 대해 참담할 뿐입니다.
금속노조의 1사1노조 조직방침은 당연한 듯 보이지만 논란이 뜨거웠던 사안이었습니다. 특히 사내하청 당사자들의 요구를 관철할 독자적인 쟁의권 보장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고 결국 반영되지 못한 채 봉합되고 말았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의견 차이와 함께 정파 갈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년 기아차 지부가 노사합의로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화에 반하는 선별 채용을 수용했을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격한 갈등은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1사 1노조 조직형태가 대법원 최종심 판결로까지 확증된 비정규직의 절박하고 정당한 생존권 요구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자승자박입니다. 논란이 있더라도 내부에서 진지하게 다뤄서 해소했어야 할 쟁점을 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의를 훼손하면서까지 전면적이고 조직적으로 드러내면서 최악의 결과를 자초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과오입니다. 설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직간에 여러 차례 갈등으로 인한 감정적인 대립이 있었다 하더라도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결정한 1사1노조 조직방침을 부정하는 총회 투표를 사업장 단위 지부가 대공장노조 기득권을 앞세워 강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기아차 지부 김성락 집행부는 넘어서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죽음의 외주화라는 사회적 비판 속에서 제조업 하청구조는 선결 과제로 부각돼왔고 왜곡된 재벌독점 경제구조 혁파의 시금석으로 여겨져왔습니다. 이런 마당에 전체 제조업과 자동차산업 연관 노동자들의 권익을 제고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자임해야 할 정규직 노조가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배제하는 조직 분리 총회를 가결시킨 것은 민주노조로서 본분을 저버린 채 원하청 자본에 맞서 단일노조로 공동투쟁을 해야 할 당사자들간의 분열을 공식화한 결정적 자충수였습니다. 더구나 왜 하필 촛불민심의 열화와 같은 박근혜정권 국정농단 응징으로 새롭게 열린 적폐청산과 새로운 사회 건설의 호기인 2017년 조기대선 정국에서 이런 헛발질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전체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1100만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운동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력을 갖춘 대공장 정규직 노조가 계급조직으로서 자기 사업장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실현하는 것은 양극화 한국사회의 평등도를 높이고 정의로운 노동시장 구조를 만드는 중요한 마중물이기도 합니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재벌체제 개혁이 어느 때보다 현실가능해진 조건에서 민주노조가 다수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는 자동차 대공장에서 퇴행적인 노노분열이 가속화된 것은 이적행위에 다름아닙니다. 결국 이번 기아차지부 1사1조직 분리는 상생을 위한 계급적 단결에 역행하면서 총자본과 정권의 민주노조운동 분열 공작에 빌미를 주고 말았습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일당에게 이재용 부회장 다음으로 많은 뇌물을 상납한 정몽구 회장을 처벌해야 할 시기에 어리석은 교란 요인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기아차 지부 조직분리 총회 가결은 불법파견 주범인 정몽구 회장의 법적, 사회적 책임을 부차화하는 사회적 효과를 자초한 만큼, 이는 노사담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 노무, 인사담당자 회의에서 “기아현대차를 포함한 금속노조 정규직 노조들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고립될 것이며, 기아차지부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기회삼아,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논의되기도 했고, 벌써부터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 내에 어용 복수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승인 좌초에 연이어 기아차 지부 조직분리 총회 가결 소식을 접하면서 완성차 대공장 정규직 노조의 사회적 책무 방기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게 됩니다. 특수고용과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란 대표적인 노동권 박탈 고용형태를 지금처럼 민주노조가 외면한다면 노동운동은 더욱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불평등과 부정의로 집약되는 한국사회의 적폐를 해소할 선두주자가 돼야 할 대공장 노조가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면 한국 사회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입니다.
조기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노동자의 삶이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유례없이 노동정치가 약화된 만큼 어느 때보타 위태롭습니다. 노동자 단결투쟁으로 노동적폐를 청산하고 권익이 신장된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드는 책무가 노조운동에 무겁게 지워져 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은 대의이면서 노동자 모두의 생존을 위한 상식적인 원칙입니다. 노동해방을 갈구하면서 싸웠던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을 헛되이 하지 않는 유일한 방책이기도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연서명 성명에 동참한 모두는 대공장 노조가 민주노조운동으로서 본분을 되찾고 사내하청을 비롯한 사업장 내 비정규직 문제부터 개선하고 해결해나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이번 기아차지부의 총회 결정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인 만큼 무효입니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반대를 묵살하고 총회를 강행한 기아차지부 집행부에 대해 응당한 징계 처분을 내려야 마땅합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김성락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자본의 기득권만 강화하는 노노 분열 함정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금속노조도 그간의 무력한 모습을 탈피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조직분리 총회 강행과 판매연대 가입승인 반대 등 계급적 단결을 심대하게 훼손해온 대공장 노조의 행태에 대해 응징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더 이상의 퇴행은 산별노조의 대표격인 금속노조와 대공장 노조가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적 담지자로서 종언을 고하는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대공장노조가 민주노조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성명 동참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무겁게 받아들여주시길 바랍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바탕으로 한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화와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향한 투쟁에 언제나 한맘으로 연대하겠습니다.
2017년 5월 5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조직분리 총회 가결을 반대하며 계급적 단결을 촉구하는
학계/법조계/노동단체/시민단체 전문가-활동가 일동(269명 연서명)
학계(전국교수연구자시국회의/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학술단체협의회/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총괄) |
[전국교수연구자시국회의]
강병익(한신대), 강수돌(고려대), 고부응(중앙대), 고태우(연세대), 권경선(해양대), 권정임(서울시립대), 김광표(경희대), 김규종(경북대), 김애영(한신대), 김영(부산대), 김영범(대구대), 김용찬(순천대), 김우철(호원대), 김일규(강원대), 김종서(배재대), 김학규(동작역사문화연구소), 김한식
(중앙대), 김화순(한신대), 박선영(고려대), 박성훈(순천대), 박승호(성공회대), 박영균(건국대), 박준성(역사학연구소). 서영표(제주대), 심영의(전남대), 안태정(노동자역사 한내), 양해림(충남대), 오항녕(전주대), 오현철(전북대), 윤영일(공주대), 이기훈(연세대), 이경환(전남대), 이도흠(한양대), 이미선(경남대), 이미진(건국대), 이병렬(한중대), 이순웅(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창언(방송통신대), 이한방(부산대), 임성진(전주대), 임성태(부산대), 임정선(서울사이버대), 장임원(중앙대), 전형수(대구대), 정기철(대덕대), 정병기(영남대), 정상준(목포대), 정일영(서강대), 정진아(건국대), 조영준(경북대), 조춘식(항공대), 조해정(부산대). 최갑수(서울대), 최유진(경남대), 최형식(호원대), 최희경(신라대), 한규석(전남대), 한상근(카이스트), 한상권(덕성여대), 한상용(동서대), 홍기형(성신여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강내희(지순협 대안대학), 곽차섭(부산대), 김서중(성공회대), 김선일(경희대), 김성재(조선대), 김진석(서울여대), 김철홍(인천대), 배재국(해양대), 백도명(서울대), 손미아(강원대), 송주명(한신대), 엄창옥(경북대), 오동석(아주대), 유세종(한신대), 장임원(중앙대), 전현수(경북대), 정준영(방통대), 조승래(청주대), 조승현(방통대), 홍남선(목포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부산대 : 구미숙, 김동규, 김명주, 김선미, 김재경, 김종기, 김정화, 김희숙, 남종석, 사공일, 서성훈, 양창아, 유윤영, 유종숙, 이민경, 이선순, 이성희, 이안나, 이창섭, 임성태, 전남윤, 정대성, 차성환, 최성희, 최원석
- 성공회대 : 홍영경, 강성윤, 임성윤
- 영남대 : 김용섭, 이영철, 박재영, 이용일, 박문석, 김남규, 주동진, 권오근
- 전남대 : 강정균, 박중렬, 임헌석, 문광일
- 조선대 : 정재호, 김득중, 임광철, 김태균
[학술단체협의회]
강신준(동아대), 강충호(한국사회책임협동조합), 권혜원(동덕여대), 김명수(서울과학기술대), 김진두(중앙대), 남지대(서원대), 문지선(연세대), 박관성(산업노동학회), 박순우(한국학중앙연구원), 박정원(상지대), 박준식(한림대), 박태주(고용노동연수원), 박해광(전남대), 배성인(한신대), 서관모(충북대), 손동희(한국기술교육대), 송용한(성공회대), 신경아(한림대), 신광영(중앙대), 신은종(단국대), 안정옥(부산대), 오민홍(동아대), 유형근(부산대), 윤명희(숭실대), 윤영삼(부경대), 이건민(서울대), 이나영(중앙대), 이상민(한양대), 이용기(한국교원대), 이종오(명지대), 이주희(이화여대), 임운택(계명대), 장세훈(동아대), 장지연(한국노동연구원), 정명기(한남대), 정승국(중앙승가대), 정원호(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이환(서울과학기술대), 정호기(성공회대), 조돈문(가톨릭대), 조효래(창원대), 한상규(경상대), 한상진(울산대)
법조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강문대, 권호현, 이용우, 전민경, 정병욱, 최석군, 최용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공성수, 구동훈, 권태용, 김기범, 김성호, 김왕영, 김요한, 김유경, 김재광, 김재민, 김태영, 김혜선, 김현호, 남우근, 박성우, 박소희, 신정인, 신지심, 양현, 엄진령, 유상철, 이근탁, 이병훈, 이석진, 이수정, 이승현, 이종란, 이진아, 이태진, 정윤희, 조은혜, 최기일, 최승현, 최진수, 최진혁, 하해성, 허윤진, 황철희
노동단체 |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 신동진 센터장, 김남수 사무국장, 운영위원 김도현/김용설
-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 정찬호 센터장, 상근활동가 강세웅/김세영/박태호/홍경숙
-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 : 손창원 센터장, 김정진 사무국장
- 대전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홍춘기 센터장, 김인재 사무국장
-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이종명 센터장, 최영진 사무국장, 서창미 상담실장
-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 박창용 상임활동가, 운영위원 오수영/차현숙
- 서울성동근로자복지센터 : 하윤성 전문위원
- 수원시비정규직노동자복지센터 : 이희원 센터장
- 안산시흥비정규노동센터 : 박재철 소장, 상근활동가 김진숙/문상흠/최경희
- 안양군포의왕비정규직센터 : 김상봉 소장, 안신정 사무국장, 차준우 사무차장
- 영등포산업선교회 : 홍윤경 노동선교부장, 송기훈 비정규노동선교센터 사무국장
- 우리동네노동권찾기 : 김창수 대표, 상임활동가 유승현/이정민/최재성
- 울산동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 김영균 상담실장
-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 박기옥 사무국장, 김덕종 상담실장
- 익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 한현수 센터장
- 전남비정규직노동센터 : 박홍모 노무사, 전경진 노무사
- 청주노동인권센터 : 오현식 사무국장, 배경은 사무차장, 오진숙 변호사, 주형민 노무사
-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 김민호 대표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 이남신 소장, 상근활동가 강인수/곽세영/김세진/변정윤, 청년활동가 권다원/이호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조대환 사무국장
시민단체 |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 이승은 노무사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영수 협동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