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021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평가
2021.10.27.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코로나 확산은 막았지만, 비정규직 확산은 막지 못한 정부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는 민생회복의 첫 단추 고용노동정책의 비전을 밝혀라.
❑ 정규직은 9.4만 명이 감소하고, 비정규직은 64만 명이 증가했다. 한시적(56.4만 명, 12.2%), 시간제(26.0만 명, 8.0%), 비전형(20.5만 명, 9.9%)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함으로써 비정규직 비중이 38.4%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 되었다. 이는 아래 그림의 임금노동자 수 변동 추이와 같이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은 뒤, 올해 들어 고용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정규직이 아닌 임시일용직 등의 비정규직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시적’은 기간제(60만 명, 15.4%), 비전형은 특고(6.2만 명), 일일(5.9만 명), 파견(4.6만 명)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성별로는 여성(40만 명)이 남성(24만 명)보다 큰 폭 증가했으며, 나이별로는 60대(27만 명), 20대(13만 명), 50대(12.5만 명), 40대(11만 명) 순으로(30대는 감소),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22만 명), 전문직(17.6만 명) 순으로 큰 폭의 증가가 있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에서 가장 큰 폭(23만 명)으로 증가했다.
❑ 비정규직/정규직 상대 임금 비율은 2020년 52.9%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뒤 2021년에도 낮은 수준(53.0%)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일자리가 더 열악한 취약한 노동자가 늘어난 결과 상위 20% 정도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를 빼고 보면 저숙련·저임금 노동자 일자리의 질이 더 나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 한편, 비정규직 고용보험 가입률은 역대 최대 수준(52.6%)이며 증가 폭도 6.5%P로 역대 최대치이며,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은 3.0%에서 3.3%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실업급여와 같은 보호장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과 고용조건 유지를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구노력의 영향으로 보인다.
❑ 우리 국민은 지난 2년 고단한 삶을 버텨왔고, 이제 위드(with) 코로나로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두 번의 위기를 지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고 굳어진 경험을 했다. 어제 발표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그 악몽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양대 정당과 대선 후보는 막말 경연은 끝내고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고용·노동정책 비전을 밝히는 것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이 조사 결과에 대한 추가 분석과 더불어 그동안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노동자 실태를 조사·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 이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동정책을 제출할 예정이다. 활발한 공론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2020.10.27.
한국비정규노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