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조남호 회장에게 경고한다!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기로 한 사회적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희망의버스 승객들은 지난 1년간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의 행태에 눈감고 있지 않았다. 어용노조를 만들어서 민주노조를 없애려고 획책하고, 필리핀 수빅공장으로 일감을 몰면서 일방적 휴업조치를 하고, 선별복귀에서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제외시키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한진중공업의 노조탄압 행태를 똑똑히 보아왔다. 다만, 희망의버스 승객들은 2012년 11월 9일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기로 한 사회적 약속이 있으므로 그 때까지 참고 기다렸을 뿐이다.
그런데 한진중공업은 희망버스 승객들의 인내를 무시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한 사회적 약속은 정리해고자들에 대한 무조건 복직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말도 안 되는 서약서를 들이밀면서 이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복직을 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사용자의 근무지 변경이나 부서이동에 동의한다’거나 ‘신체검사 또는 신원조회 결과 부적격으로 판정된 경우, 수습기간 또는 수습 종료 후 종업원으로서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경우 회사의 어떠한 처분도 감수한다’는, 인권침해적인 서약서를 들이밀고 노동자들에게 노예선언을 강요하는 것이다.
조남호 회장 일가가 정리해고 다음날 거액의 주식배당 잔치를 벌이던 그 순간에, 용역깡패들을 동원해서 노동자들을 두들겨패던 그 날에, 청문회 때 죽음으로 항거한 노동조합 위원장의 사진을 보며 ‘모르는 사람’이라고 뻔뻔하게 말하던 날에 우리는 알았다. 조남호 회장에게 노동자들의 권리는 중요하지 않고, 자기 자존심과 이윤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조남호 회장이 한때는 굴복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다시 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기 위해 도발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사람들이 한진중공업을 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과 함께 대한문을 지키는 마음, 코오롱 정리해고자들의 과천 농성장을 함께 지키는 마음, 그리고 재능농성장에서 함께 울고 웃는 마음이 바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이다. 싸우는 이들과 아낌없이 함께하는 이들이며, 그들이 바로 희망의 버스 승객들이다. 투쟁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이들은 한진중공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큰 힘으로 모일 것이다.
우리는 조남호 회장에게 경고한다. 계속 노예서약서를 강요하며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전원복직을 미룬다면, 조남호 회장은 곧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만 뒤집어씌우는 정리해고에 대해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극도로 분노하고 있다. 잘못된 정리해고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기로 한 사회적 합의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의 분노는 다시 한 번 한진중공업을 향할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켜라! 모든 해고자들을 조건 없이 즉각 복직시켜라!
2012년 11월 7일
한진중공업 노예서약서 파기와 정리해고자 전원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