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세계 최고의 인천공항, 세계 최대의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없는 인천공항을 위한 정규직화 투쟁 선포 기자회견
이명박 정권이 끝나간다. 정권 말기가 되자 그동안 감춰져 있던 각종 비리와 사회양극화의 참상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적 경제 위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경제 침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를 괴롭혀 왔다. 그 뿐인가. 용산 참사, 4대강 사업, 대기업 프랜들리 무엇 하나 희망을 꿈꾸기 어려운 것들뿐이다.
경제 침체를 상징하는 가장 큰 주제는 단연코 내수 시장 불황이다. 자영업 5백만 시대에 가게 문을 여는 것 자체가 적자인 영세 자영업자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 자영업자들에게 물건도 사고 음식도 사먹어야 할 노동자들은 어떠한가?
2/3가 비정규직이고,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미치고, 고용 불안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속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이제 그 아들, 딸들도 대대 손손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체념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참상을 인천공항이 대표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명예의 전당에 군림한 인천공항이 상시적이고 계속 노동이 필요한 업무에 비정규직 고용을 남발하고 있다. 각종 사업 영역을 39개로 나눠 놓고 각각 민간업체에 위탁을 맡기는 방식으로 전체 노동자 중 87%에 해당하는 6천여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 비중은 개항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은 실질적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를 본받고 있는 인천공항의 각종 민간기업들 역시 비정규직을 무한대로 이용하고 있다. 수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되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한마디로 인천공항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흡수하는 ‘블랙홀’로 불리운다.
6천여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명목상 하청업체 소속이다. 그러나 공항 개항 전부터 현재까지 업체는 바뀌어도 일은 계속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대다수이다. 공항공사 또한 업체는 바뀌어도 노동자들이 계속 고용되는 것을 선호한다. 실상 인천공항공사는 하청 노동자들의 업무에 직접 지시든, 서류를 통한 간접지시든 어떤 형태로든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심지어 불법파견 소지가 없도록 관리하는 방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법적으로도 불법파견의 소지가 다분하다.
비정규직이라서 겪어야 하는 불합리에 그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저항하고 투쟁해 왔다.
공기업 예산을 삭감한다며 인원을 줄이고 임금을 줄였을 때도, 업체가 바뀌면서 노조간부만 해고시켰을 때도, 용역업체가 공항공사에서 받은 임금 중 10억원을 노동자들에게 주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우리는 투쟁했다.
가장 최근에는 공사가 준 인건비 중 업체 관리자 1명은 240%를 받아가고 힘없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최하 72.4%를 줘서 평균 100% 지급을 맞춰 지급한 사실을 알았을 때도 우리는 투쟁했다.
그리고 결론을 얻었다. 공사-하청업체-비정규직 노동자로 이어지는 이 부정과 비효율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추락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불만은 언젠가 극단적으로 폭발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우리는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천공항의 안정적 발전과 공공성 확대를 위해,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우리 6천여 인천공항공사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일괄 정규직화를 쟁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실제로 우리는 자체 연구를 통해서 정규직화가 실제로 가능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 내에 비용보다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갑게도 지금 대통령 선거에서 앞서나가는 주자들이 공공기관의 상시적 업무에 대한 정규직화를 모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면 인천공항 6천여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가능하다. 또한 내수 진작을 통해서 경제를 회생시키려한다면 인천공항같은 공공기관에서 먼저 그 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이에 6천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해서 우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동원해 투쟁할 것이다. 대선후보를 비롯한 정치권, 사회각계 각층에 우리의 호소를 전달하고 확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인천공항을 만들기 위해 오늘 투쟁선포대회를 시작으로 10월 총력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12년 9월 19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