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현대중공업 정규직 비정규직 아름다운 동행을 응원합니다!
세계 최대 조선소 현대중공업에서 20년 동안 숨죽여 있던 4만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한민국 조선소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노조 가입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 미포만의 정규직 ‘오 과장’이 비정규직 ‘장그래’의 손을 잡는 ‘아름다운 동행’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조 운동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동행이다.
하청노동자라서 도와주려는 게 아니라, 같은 노동자라서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정규직 노조간부의 호소에 하청노동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출퇴근길 무대차 위에 정규직노조와 하청노조 위원장이 나란히 올라 노조 가입을 호소하는 모습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지난 20년 비정규직을 외면했던 정규직노조에 대한 불신의 장벽을 서서히 걷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 죽음의 조선소에서 2014년 한해에만 9명의 하청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철판에 깔려죽고 가스에 질식해죽고 바다에서 떨어져죽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사용자는 단 한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세계 최대 비정규직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썰물이 빠져나가듯 쫓겨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28개 업체가 폐업해 2487명이 쫓겨났다. 제보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126개 업체 1만여 명의 비정규직 용접공들이 해고된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12년 어용노조의 터널을 빠져나온 현대중공업 민주노조의 ‘비정규직 동행’을 깨뜨리려고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부서장이 하청 사장들을 소집해 노조 가입을 막을 것을 지시하자 하청업체 관리자가 비정규직을 모아놓고 “노조 가입하면 업체 문 닫는다”고 협박하고, 식당에서 벌어지는 노조가입 캠페인을 보지 못하도록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고 있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도도한 물줄기를 바꿀 수는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막을 수는 없다. 2015년 5월 시작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노조 가입 운동은 6~7월로 이어진다. 미포만의 노조가입 열망은 거제, 통영, 부산, 목포 등 전국 조선소로 물결쳐야 한다. 미포만 원하청 노동자들의 단결은 전국 조선소의 ‘아름다운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
오늘 우리는 현대중공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름다운 동행에 깊은 존경을 보내며 죽음의 조선소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단결해 스스로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다.
2015. 5. 13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