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개회 ■ 참가자 소개 ■ 추모 묵념 ■ 여는 발언 : 희망연대노조 이동훈 공동위원장 ■ 추모발언 1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 ■ 추모발언 2 :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 추모발언 3 : 노동건강연대 ■ 추모발언 4 : 방송통신공공성강화공동행동 김동찬 집행위원장 ■ 연대발언 1 :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 서광순 지부장 ■ 연대발언 2 :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김기영 독립PD 분과장 ■ 마무리 발언 :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이승환 지부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기자회견문]
명복(冥福)이 아니라, 천수(天壽)를 누리고 싶다
- LG유플러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을 다하라!
『장례식장에 하청업체 대표와 원청이 보낸 관리자들이 들어선다. 단정한 검은색 양복을 입었다. 잠시 곁눈질로 빈소 안 풍경을 재면서 이내 풀 죽은듯한 표정을 짓는다. 영좌 앞에 다가가 향을 집어 촛불에 불을 붙인다. 두 번 절을 하고 유족들에게 맞절을 한다. 입구에는 보란 듯이 이름이 적힌 화환이 늘어 서 있다. 다음날 조회시간에는 안전에 대한 일장연설이 쏟아지지만 죽은 노동자의 빈자리가 쪼개져 남은 노동자에게 부과된다. 남은 노동자들은 오늘도 죽음의 자리로 밥벌이를 하러 간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었다. 고객 집 옥상에서 케이블TV를 설치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노동자는 하루 평균 13집, 한 집에서 3~40분 내로 작업을 완료해야 했다. 원청인 LG헬로비전이 설치건수 기준으로 하청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더 많이, 더 빨리 일을 해야만 했다. 함께 작업하는 동료라도 있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동자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LG그룹 방송·통신 비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에는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가 쓰러져 죽었다. 하지만 산재처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에는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가 떨어져 죽었다. 건물 밖에서 인터넷 선을 끌어와 내부로 연결하다가 6m 높이에서 추락했다. 넉 달 동안이나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눈을 뜨지 못했다.
그런데 원청인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은 아직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업무는 하청업체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본인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매년마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고 쓰러져도 안전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다하지 않았다. 업계 내 다른 기업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면서 현장안전을 책임져 나가는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전히 하청업체들의 실적을 저울질하며 노동자들을 죽음의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명복이 아니라, 천수를 누리고 싶다. 내세(來世)가 아니라, 현세(現世)를 살고 싶다. 우리는 LG유플러스가 묵묵부답인 입을 뗄 때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요지부동인 엉덩이를 들 때까지 함께 외치고 싸울 것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LG유플러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을 다하라!
하나. LG유플러스는 ‘노동안전실태조사’를 수용하라!
하나. LG헬로비전은 교섭 지연 해태를 중단하고 안전대책을 단체협약으로 보장하라!
하나. LG유플러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라!
2020년 1월 8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