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서]
학교비정규직은 일회용품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교육청은 초등학교 스포츠강사의 고용을 보장하라!
초등학교 스포츠강사(이하 초등스포츠강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9월 도입된 학교비정규직으로 초등체육수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직종이다. 학교비정규직이라는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들 초등스포츠강사들의 노력으로 초등학교 체육수업이 내실있게 진행되어 지난 5년간 초등학교체육수업에 참여한 초등스포츠강사들의 숫자는 시행초기 825명에서 2013년에는 3,797명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초등스포츠강사에 대한 국가지원을 축소 및 중단하기로 하면서 올해부터 일부지역 교육청에서 초등스포츠강사를 대량해고하기 시작했다. 벌써 전국적으로 올해에만 791명이 해고되었는데, 서울교육청이 251명으로 해고인원이 가장 많고, 전북교육청은 두 번째로 많은 160명이다. 대부분의 교육청이 내년도에 초등스포츠강사제도의 지속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아 올해 말 무려 3천명이 넘는 학교비정규직 초등스포츠강사들의 대량해고 사태가 예상된다.
지역 교육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교육청은 그 동안 중앙정부의 학교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학교비정규직 양산에 보조를 맞춰오다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줄어들거나 없어진다고 하자, 이를 핑계로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대량해고를 자행하면서 중앙정부 탓만을 하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전북교육청의 경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초등스포츠강사 310명을 2013년에 채용하였다가 초등스포츠강사들과 어떠한 공식적인 협의나 상황에 대한 공유 없이 310명 전원 해고방침을 2013년 6월경에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해명하기에 급급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초등스포츠강사들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에 대해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310명 중 단 40명에 대해서만 2014년에 한시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비난이 일자 150명에 대한 3개월 단기계약 채용이라는 공공부문에서 유래가 없는 단기 채용계획을 세우고 강행하였다.
또한 전북교육청은 짧은 기간도 아니고 무려 5년간 초등스포츠강사 제도를 유지하고 채용인원을 첫해 73명에서 310명으로 지속적으로 늘려왔음에도, 이제 와서 정부의 예산 축소를 이유로 초등스포츠강사들과 어떤 대화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현장에서 몰아내는 것은 공공기관의 행정에 있어서 용납될 수 없는 행태다. 다행히 최근 전북지역에서 초등스포츠강사 문제 해법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 구성이 추진 중이라고 한다. 올해 하반기에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이 초등스포츠강사 제도 존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임에도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이나 연구 작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전북 지역의 초등스포츠강사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은 일단 환영받을 일이다. 전북지역에서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제출된 초등스포츠강사 관련 대책은 향후 전국의 초등스포츠강사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므로, 합의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무엇보다 당사자인 초등스포츠강사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청을 비롯한 지방교육청은 잘못된 교육행정으로 인한 피해를 초등스포츠강사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자세를 지양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며, 초등스포츠강사 해고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법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마땅할 것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최대 다수를 차지하는 학교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정부와 서울과 전북을 비롯한 전국의 지방교육청이 초등스포츠강사의 고용 불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14년 3월 13일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군산비정규노동인권센터, 노동자공동체 삶꿈, 노원노동복지센터,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안양․군포․의왕비정규직센터, 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노동선교센터,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평택비정규노동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