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작지만 소중한 노동의 기록

by 센터 posted Jan 02,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올해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가 9회째를 맞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목소리를 모으고 현장의 상황을 기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기를 통해 현장의 차별이 더욱 심해지고 있고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남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노동자들 삶의 모습에 함께 가슴 아파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견디고 싸우고 분투하는 하루하루에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응모된 글들은 작년에 비해 그 수도 늘었고 구체적인 일상을 안정감 있게 써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노동 문제를 비정규 노동의 문제로 직시하고 좀 더 노동자로서 당당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가 읽는 이의 마음에 느껴지고, 투쟁의 과정이 드러난 이야기에 눈길이 갔습니다. 


응모하신 분들의 글이 하나같이 다 소중하나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것 또한 필요해서 여러 논의를 거쳤습니다. 내용의 주제가 잘 드러나 있고, 표현이 잘 전달되게 쓰였으며, 노동자로서의 의식과 각성이 드러나 현장에서 싸우면서 다른 이들과 연대의 가능성도 넓혀가는 글들에 주목했습니다. 


이야기가 동시대 다른 이들이 공유할 가치가 크고, 노동과 투쟁 과정을 잘 설명하고 보여주며, 독자가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또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해 전하는 글을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대상인 〈비정규 투쟁 한가운데에 서서〉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문제를 직시하고 싸움의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설득력 있고 구체적인 언어로 잘 전달하고 있고, 지금도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진행 중인 주요한 투쟁이라는 데 주안점을 두어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20년 이상 장기근속이 죄인가〉는 호텔 노동자들이 겪는 일상의 차별과 노동 문제의 상황을 내부자 시선으로 세세히 잘 그려내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최우수상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열심히 일하지 마세요〉는 학교 비정규직 문제와 애환을 당사자 입장으로 실감 나게 묘사해 사회와 공유할 이야기로 완성했습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힘과 그 명료한 관점이 좋은 글이었습니다. 


〈직영은 들어오면 안 됩니다〉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장 문제를 가까운 이의 시선으로 그려내어 사회에서 이슈화되지 못 하고 잘 드러나지 않은 현장 모습을 인상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좋은 글이었습니다. 


〈새벽에 길을 나서면〉은 우리 사회에서 노인 노동의 현실과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의 문제에서 세대별로 겪는 고민을 환기하는 의미가 커서 수상작으로 정했습니다. 


이상 우수상 세 편의 수상 이유입니다. 


모든 응모작의 수준이 고르고 그중 자신의 개성과 관점이 뚜렷해 눈길이 가는 글들도 여러 편이어서 수상작을 정하는 데 고심을 하였습니다.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 취지를 살려 비정규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자성을 통해 현실과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바꿔나가며 스스로 변해가는 이야기에 비중을 실어 글을 선정하게 되었음을 밝힙니다. 


우리 심사위원은 노동 현장에서 지금도 묵묵히 자신을 지키면서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며, 작지만 소중한 이 노동의 기록들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정규 노동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수기 공모를 계속하시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노동자의 글쓰기는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응모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심사위원 : 김하경 소설가, 송경동 시인, 안미선 르포작가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