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by 센터 posted Sep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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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파리 변두리 몽페르메유 지역에서 당시 이 지역 중학생이던 지에드 벤나 Zyed Benna와 부나 트라오레 Bouna Traore 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해 몸을 피하다가 전력공사 송전소 변압기에 추락해 감전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시위의 도화선이 되었다. 도시 외곽에서 차별과 경제적 빈곤을 안고 살던 이주민을 중심으로 참혹한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 했고, 사진작가 제이알은 이 현장을 카메라로 기록하던 친구를 사진 속에 담았다. 이 작품 속 청년은 20년 후 2019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레 미제라블’의 감독 래드 리 Ladj Ly 다.

 

사진 한가운데 건장한 흑인 청년은 마치 총으로 상대를 겨눈 듯하지만 실제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카메라다. 단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들고 있는 카메라가 무기로 보이게 하는 대중의 인식 기저에는 편향된 미디어가 쏟아내는 잘못된 인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갇혀 살고 있는지 세계적 사진작가이자 거리예술가 제이알(JR, 41)은 냉정하게 알려준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작품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 My aim was always to let the work speak for itself .”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의 ‘제이알:크로니클스 JR:CRONICLE ’ 전시장 벽에 적혀 있는 글귀다. 그의 예술관이다. 제이알은 세계 각국을 돌며 가난하고 소외된 도시에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로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거기 개입된 인물들을 모두 편견 없이 귀하게 바라본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대형 벽화 형식에서 뿜어져 나오는 크기의 압도감, 시각적 쾌감 때문인지 세상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메시지에 쉽게 설득당한다.

“나는 예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예술을 선보이고 싶다.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엄청난 프로젝트를 벌이고, 그들이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싶다.” 제이알의 질문은 단순하다.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적어도 제이알은 ‘예술은 힘이 세다’고 확신한다. 그는 작업을 통해 전쟁을 멈추고, 국경을 넘으며,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불편했던 감정을 풀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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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기원하는 ‘페이스 투 페이스’ 프로젝트는 다양한 직종의 이스라 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대형 초상 사진을 국경 지역 곳곳에 부착한 거리 전시다. 사람들은 각각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얼굴만 봐서는 그들이 어디 출신지를 알 수 없다. 한 인간으로서 서로 닮았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일러줄 뿐이다. 인간으로서 유대감과 함께 장벽의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 제이알은 사진 속 모델들에게 이-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두 국가 해결안 (Two-state solution)’과 평화 지지 서한에 서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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