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by 센터 posted Feb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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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세계 장애인의 해’ 기념 우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까마득하게 올려다보이는 계단 앞에 있다. 한없이 무력해지고 공포로 다가왔을 테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이동할 권리인 이동권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계단은 물리적 장벽이다.

장애인은 이동 약자다. 장애인이 원하는 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사회라면, 장애인의 기본적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장애인에게 관대한가? 점자 표지판은 드물고, 계단은 많고, 휠체어용 승강기의 잦은 고장으로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저상버스도 아직 부족하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려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돈이 든다. 애초에 우리 사회는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장애인 인권을 위해 사회는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 하나? 우리 사회가 쓰는 비용이 너무 적다. 올해 윤석렬 정부는 장애인 권리 예산 중 0.8%(106억 원)만을 통과시켰다. 저상버스 늘리는 비용은 아끼면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시위를 진압할 때 드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 교통공사와 경찰이 휠체어 장애인 탑승을 막기 위해 지하철 4호선과 6호선 지하 환승 구간 좁은 플랫폼에 철제 펜스를 치고 방패를 든 경찰 600여 명을 투입했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장애는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날 수도 있지만, 사고로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누구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비장애인과 다른 존재로 ‘비인간화’, ‘타자화’하는 것에 무심한 듯하다. ‘장애자’로 부르며 40여 년 전 만든 기념 우표, 그때와 지금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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