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를 추념하는 김순미 작가의 작품
언젠가는 반드시, 전부 밝히도록 하자.
더 이상 아무도 비밀 때문에 괴롭히고 괴로워하지 않는 세상으로 만들자.
비밀 속에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는 일이 없는 세상으로.
그렇게 맹세하고 있는 ‘누군가’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곳곳에 있을 것이다.
- 미야베 미유키의 〈외딴 집〉
해마다 봄은 찾아오고 또다시 4월, 피어난 꽃들과 마주한 나는 별이 된 아이들을 기억 한다. 4월은 참 잔인한 달이다. 온통 세상은 하얗게 노랗게 흐드러지게 핀 꽃들로 화사 하기만 하고, 이 아름다움이 4월 16일 그날의 슬픔과 분노마저 잊히게 만들까 야속하고 잔인할 뿐이다. 하지만, 저 하늘에서 다시 꽃처럼 별처럼 아이들이 살고 있을 거라 생각 하면 작은 위안이 된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떠나보낸 후에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불러도 대답은 없고, 보고 싶 어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 만져보고 싶으면 남겨진 흔적을 매 만져보지만 허전함에 온몸 마디마디가 아파온다고•••. 아무리 마음을 달래보지만 공허함 만 느껴질 뿐 정작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며 통곡하고 나서야 겨우 숨이 쉬어진다고•••. 다시금 이런 날이 무수히 반복되고 반복되어서야 결국 가슴 속에 묻을 수 있단다. 세월호 참사는 8년이 지났지만 누가, 왜, 어떻게 이런 통곡의 바다를 초래했는지 여전 히 풀어야 할 무거운 숙제로 남아있다. 이 비극의 원인과 과정을 돌이켜 분석하고 반성하 는 것은 참사를 정리하는 중요한 절차의 일부분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가장 두려운 것이 ‘망각’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 을까 봐 관심이 사라질까 봐 그것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는 지에 따라 이후 우리 사회의 재난 참사와 관련한 법과 제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기 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은 힘이 세니까.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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