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일 파티에 관해 이야기하자, 그들은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나는 케이크와 축하 노래, 생일 선물 등을 설명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케이크 꽂는 양초의 수도 하나 더 늘어난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물었다.
“왜 그렇게 하죠? 축하란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건데, 나이를 먹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나이를 먹는 데는 아무 노력도 들지 않아요. 나이는 그냥 저절로 먹는 겁니다.”
내가 물었다.
“나이 먹는 걸 축하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축하하죠?”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다.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티를 열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지요.”
- 말로 모건의 책 《무탄트 메시지 :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중에서
어릴 적 생일은 존재 그 자체를 축복받는 날이었다. 젊을 적 생일은 내 청춘이 장미 빛 인생으로 사랑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날이었다. 이제 ‘중년’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지금의 생일은 가족의 건강과 신의 지혜로 채워지길 기도한다.
우연히 10년 전 사진을 보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변해버린 내 모습, 많이 늙었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이 불혹不惑에도 나는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고 딴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제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를 마주했지만 여전히 삶의 무게는 버겁고 존재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흔든다.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아지길···. 조금 더 괜찮아지길···.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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