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죄에 이어 1인시위 처벌까지?
황당하고 어이없는 영등포경찰서 …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후진국으로 전락
박근혜 정권의 경찰이 국회 앞에서 노동법에 반대하는 평화적인 1인 시위까지 처벌하겠다고 한다니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힐 뿐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추락하고 있는지,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어디로 처박히고 있는지 경찰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2016년 새해 한국 경찰은 대한민국 정권이 장기독재가 지속되는 후진국 수준으로 전락했고, 한국의 국격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2016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2015년 12월 26일 토요일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기아차 비정규직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모였다. 오후 4시 노동자 시민들은 풀무원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던 여의도에서 고공농성자들을 응원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박근혜 노동법을 반대하고, 불법파견 현행범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처벌하라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국회 앞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불법 행진이라며 인도를 통해 국회 근처로 가려는 시민들을 막아섰다.
대부분의 노동자 시민들은 국회 앞 국민은행에 모여 있었다. 4시 40분 경 10여명의 시민들이 국회 정문 앞 인도에 2~30미터 간격으로 서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노동개악 반대, 정몽구 구속,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이나 깃발 등을 들고 평화롭게 서 있었다. 경찰 100여명이 국회 정문 앞을 막았다. 시민들은 국회 앞 도로 방향으로 서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1인 시위는 20~30분가량 진행됐고, 5시가 넘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1인 시위를 종료했다. 그런데 3일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일요일 오후, 영등포 경찰서는 1인 시위를 한 사람들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해 1인 시위 혐의로 피의자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출석요구서를 보내겠다고 전화를 걸었고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노동법을 강행 처리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 국민을 평생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박근혜 노동법에 반대해왔던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참가 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28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고 제안했고 28일 낮부터 1인 시위가 진행됐다. 28일 오후 5시 경 몇 명의 시민들이 각자 만든 피켓을 들고 국회 앞으로 향했다. 영등포경찰은 경찰버스 30여대로 국회에 차벽을 설치해놓은 상태였다. 시민들은 국회 정문 앞에 있는 횡단보도 등에서 30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1인 시위를 했다.
영등포경찰서는 국회 앞은 집회가 금지되어 있고, 1인 시위를 가장한 집회라며 해산하라는 방송을 한 두 차례 했다. 국회 앞으로 가는 시민들을 막기도 했다. 시민들은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하는데 왜 막느냐고 항의를 했고, 국회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했다. 학생들은 국회 정문 앞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후 경찰은 더 이상 간섭하지 않았고, 1시간 남짓 1인 시위를 하던 시민들은 날이 어두워지자 집으로 돌아갔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종교 인권 교육 문화 예술 청년 학생 여성 법률 노동 등 360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곳이다. 경찰은 같은 단체 소속으로 같은 목적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 1인 시위를 했기 때문에 집회라고 본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같은 목적으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1인 시위가 수도 없이 많이 진행된다. 연말 내내 같은 시간 같은 목적으로 시민단체와 양대노총, 학생들까지 박근혜 노동법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진행됐다. 구호 하나 외치지 않고 평화적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1인 시위를 처벌하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불법선거로 박근혜를 당선시킨 자들이 버젓이 승진하고, 불법으로 청와대에 충성한 자들이 진급하는 나라이기 때문인가?
경찰 말대로 우리는 같은 단체, 즉, 박근혜 치하가 지긋지긋하다고 느끼는 단체, 박근혜 노동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우리 국민들은 모두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생각하는 단체다. 그것과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서 피켓을 들고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정권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박정희를 포함해 역대 독재정권이 전부 보여줬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전 국민을 평생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박근혜 노동법에 반대하는 1인 시위와 국민행동 계속해나갈 것이다. 평화적인 1인 시위에 재갈을 물리려는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2016. 1. 3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