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화물노동자들이 분노의 저항을 합니다.
6월 25일 07시부로 화물연대는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화물연대의 파업은 전국에 걸쳐, 전 산업과 연관된 물량을 나르는 38만 화물노동자가 함께 합니다.
화물노동자의 삶은 최악의 상태입니다. 2008년보다 기름값은 27%나 올랐는데, 운임은 7%만 인상되어 화물노동자들은 월 320시간 넘게 일하고 시급으로 따져서 2천 몇 백원의 돈을 받고 있습니다. 전근대적 중간착취제도에 다름아닌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유류환급금은 재벌 운송사들이 중간에서 가로채어 역대 최고의 이익을 올리는데 퍼부어졌습니다.
제멋대로 운임 속에서 죽어나는 것은 차량구입비부터 기름값, 도로비, 보험료 등 비용 일체를 부담하는 화물노동자들뿐입니다. 2008년 6월 19일 정부와 화물연대가 합의한 ‘표준운임제’를 정부는 겉에 포장만 바꾼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참고운임제’로 변질시켜버렸습니다. 그래 놓고 약속을 지켰다고 생떼를 쓰는 게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화물차를 사야만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도 못 만들고, 산재 처리도 받을 수 없는 ‘현대판 바퀴달린 노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화물연대의 요구는 단순합니다. 살아갈 수 있는 적정운임을 보장하고, 중간착취를 없앨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라는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번 파업사태까지 오게 만든 정부는 법제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대기업물류자회사를 비롯한 재벌 운송사들 역시 중간착취에만 골몰하지 말고 화물연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화물연대는 정부와 운송업계와의 대화를 통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우리 화물노동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절박한 사정이 어떠한 지는 헤아리지도 않고 ‘요구는 다 들어줬다’, ‘운송료를 인상시켜줬다’는 식의 거짓말과 ‘불법단체행동 엄단’ 식의 협박으로는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악화시킬 따름입니다.
절망의 벼랑끝으로 내몰려 분노의 저항으로 떨쳐 일어선 화물노동자들은 어떠한 위협탄압도 이겨내고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38만 화물노동자들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절규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 널리 이해 바라며, ‘살고 싶어’ 운전대를 놓을 수밖에 없는 화물노동자들의 투쟁에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12년 6월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김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