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 정도경영 부끄럽다
진짜사장 LG 구본무 회장이 나서라!
‘LG Way’. LG의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LG의 행동방식인 ‘정도경영’으로 실천함으로써 ‘일등 LG’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국내 4대 재벌 LG그룹은 그룹 총수가 배임횡령으로 구속 수감 중인 SK그룹을 비롯해 각종 비리와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요 재벌 대기업 집단과 달리 활짝 웃는 이미지의 그룹 로고처럼 별일 없이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 각설하고 재벌 3세로 취임 20년을 맞는 구본무 회장에게 묻는다. 오늘로 전면파업 66일, 노숙농성 125일에 이른 LG유플러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LG Way’는 무엇인가. 불법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 아래 갖은 노동착취와 노조 탄압 및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졌다. 무법천지가 된 LG유플러스 현장에서 LG의 인간존중 정도경영은 노조말살 불법경영으로 탈바꿈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런 참담한 'LG Way'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지난 19일 노사교섭이 중단된 가운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본무 회장 자택 앞에서 삭발했다. LG그룹의 정점에 있는 진짜 사장인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장기파업사태를 해결하라며 소리높여 외쳤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파업 장기화는 협력사회의회와 경총의 교섭 해태에도 기인했지만, 결정적으로 LG유플러스와 LG그룹이 원청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총이 기존에 합의한 재하도급 금지 원칙마저 번복한 것은 이제야말로 진짜 의사 결정권자가 나오지 않으면 비정규직 파업 현안 해결이 불가능함을 반증한 것에 다름아니다. 교섭 재개와 장기파업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오늘 우리가 한목소리로 구본무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이유다.
LG그룹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사회적 책무가 무거운 대기업 집단이다.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것에서 확인되듯이, 우리 사회 정상화를 위해선 노동시장 양극화의 핵심 요인인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특히 직접고용해야 할 노동자들에 대한 법적,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남용해온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가 전국 도처에서 주요 노동 현안으로 떠올랐다. 통신대기업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및 노숙농성투쟁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폭 지지하고 연대하는 이유다.
OECD 가입국인 한국의 주요 통신사 대기업에서 벌어진 불법과 부당노동행위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 특히 LG그룹은 어용노조 설립 등 더욱 악랄한 방법을 동원해 합법파업 파괴행위를 자행했다. 우리는 LG그룹에 엄중히 경고하면서 강력하게 촉구한다. 진짜사장 LG 구본무 회장이 하루빨리 나와서 비정규직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 인간존중 정도경영이 부끄럽지 않도록 중간착취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혁파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 엄동설한 오랜 파업투쟁으로 건강마저 악화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해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파업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소박한 요구를 수용하라!
우리의 요구를 LG그룹이 거부하거나 묵살한다면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피눈물 흘리게 하는 LG를 공공의 적으로 선포하고 전면적인 사회적 연대 투쟁으로 나설 것이다. 고객 실천 행동 등 사회적 책임을 묻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진짜사장 LG 구본무 회장은 오판하지 말라. 초우량 LG를 주창한 그 열심으로 책임져라. 이렇게 많은 장그래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무슨 인간존중이며 정도경영인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는 자본을 위한 이윤 극대화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구본무 회장이 LG그룹 로고처럼 노사가 함께 웃기를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절한 요구에 귀기울이고, 이 문제가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확대되지 않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 ‘LG Way’는 장기파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2015. 1. 21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