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푸른사람들 문종석 대표는
부당해고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
우리는 지금 왜 푸른사람들 앞에 서 있는가. 이곳은 노동탄압으로 악명 높은 재벌기업도 아니며, 부정부패로 찌든 정치권력자의 집도 아니다. 동대문구에서 무려 20년 넘게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단체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김지애, 홍진희, 명지수 활동가를 포함한 5인의 상근활동가들이 구두 해고되었다. 다름 아닌 카톡 채팅방에서의 대화 내용 때문이었다. 상근활동가들은 평소 단체 내부의 권위주의적· 비민주적인 소통 방식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자, 카톡방을 만들어서 이러한 단체와 대표에 대한 불만들을 이야기했다. 한 조직을 운영해나가는 대표라면, 직원들이 불만을 말하면 그 이유를 듣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문종석 대표는 상근자들의 카톡 대화내용을 훔쳐보고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말로 단호히 상근활동가 5명을 해고했다. 아무리 표현이 감정적이었다한들 같은 단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나눈 사적인 카톡방에서의 대화가 최고 수위 징계인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해고자들에게 제대로 통지되지도 않았고, 따라서 1명밖에 참석하지 않은 인사위원회에서 5명의 해고가 결정되었다. 해고는 서면 통지가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해고의 절차조차 따르지 않았으며, 명지수 활동가가 문제제기를 하자 그제서야 해고통지서를 부랴부랴 작성했다.
납득가지 않는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처음 명지수 활동가가 받은 해고통지서에서는 해고사유로 “운영진과의 불신”을 운운하며 카톡 사건으로 인한 징계임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체 해고자들에게 다시 전달된 해고통지서에는 “사업조정에 따른 인원감축”으로 둔갑해 있었다. 카톡 사건만으로는 해고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미 해고가 결정된 상태에서 정리해고인 것처럼 말만 바꾼 것이다. 문종석 대표는 사전에 해고자들에게 “해고사유는 만들면 된다.”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지금 푸른사람들의 일부 구성원들은 해고자들이 단체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고로 월급이 끊긴 데 분한 마음을 품은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해고가 정말로 단체 재정상황으로 인한 부득이한 인원감축이었다면 그 사실을 해고되는 순간까지 당사자들조차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푸른사람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해온 활동과 단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존중한다. 지금 해고자들이 다시 한 번 푸른사람들로 돌아가기 위해 이 힘든 싸움을 시작한 것도 단체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푸른사람들을 공격하고자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며, 푸른사람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적이고 인권적인 단체로 변화·발전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이 해고는 무효다. 해고자를 원직 복직시켜라!
카톡 대화내용으로 5명을 부당해고한 문종석 대표는 해고자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해고자들에 대한 악의적 여론몰이와 근거없는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
2017년 3월 2일
푸른사람들 해고자 원직복직과 민주적 운영을 위한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