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 다시금 사회연대가 불법파견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시트1부 사내하청 업체 동성기업 폐업을 계기로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불붙고 있다. 2006년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이후 4년만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가 야간조 파업 돌입에 이어 16일 주간조 파업으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산공장과 전주공장의 비정규노동자들도 가세하고 있으며, 정규직 노동자들도 조금씩 지지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투쟁의 기세에 놀란 정부와 자본이 불법파업 운운하며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려 하지만,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들은 더 이상 이들의 말에 속아넘어갈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이미 지난 7월 22일에 내려진 대법원의 판결과 뒤이은 11월 12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로 인해 사업장내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현대자동차 사측의 책임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이에 현대자동차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지회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고, 최소한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현대자동차의 정규직으로 직접채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에 근거하여 현대자동차 원청 사측에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10월부터 노사간 임금교섭을 요구해왔지만, 현대자동차는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며 수차례에 걸쳐 교섭에 불참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현대자동차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대건설 인수 시도로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마당에도, 마땅히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채 계속 불법파견을 통해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불법적으로 만든 자동차를 더 이상 타고 싶지 않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이윤을 착복해온 검은 마수에 장단을 맞추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에 동참하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갈취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소중한 피땀의 댓가를 되돌려줄 생각조차 않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가당찮게도 대한민국 국민 전부를 우롱하고 있는 꼴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8400억 사회환원을 식언한 그 입으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강변하는 현대자동차는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대법원 판결마저 무시하면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묵살하고, 자신이 응당 감당해야 할 사회적, 도의적, 법적 책임을 일체 부정하는 이런 대기업을 우리나라 제조업의 상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춘 세계적 기업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국격을 떨어트리는 부끄러운 기업일 뿐이다.
생떼를 부리는 것은 현대자동차 자본만이 아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5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내용이 쟁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행정지도 명령을 내렸다. 이미 중앙노동위원회는 7월 대법원의 판결에 이어 최근 11월 12일 사측이 신청한 구파견법 위헌법률심판을 기각하면서 전 공정에 걸쳐 대법원 판결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선고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통해서도 그간 잘못된 판단을 내려왔음이 확인되었다. 실질적인 원청 사용자성을 법원이 여러 차례 인정한 이런 상황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결정을 다시 내린 것은 스스로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일이자, 비정규지회가 폭로한 울산중부경찰서 작성 문건을 통해 밝혀진 경찰과 현대자동차 사측의 ‘짬짜미’ 진압 의혹에 중노위까지 엮인 것이 아닌지 되묻게 한다.
1895일만의 기륭전자 분회의 타결, 5년 만의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합의에 이어 한국 최대 제조업 사업장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보무도 당당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5~2006년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만큼, 이번엔 법원 판결을 등에 업은 유례없이 유리한 조건에서의 원하청 연대와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할 것임을 확신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막강하나 몰염치한 현대자동차 자본에 맞서 정당한 정규직화 투쟁에 돌입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올바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 진영도 폭넓게 동참하는 것이다. 노동계 및 정당 뿐 아니라 시민사회 진영 전체가 한국 사회 양극화의 핵심 요인인 비정규직 문제,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불법파견 문제를 일소하는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지지하는 대열에 함께 해야 한다. 이번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진전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진영의 연대 조직에 일익을 담당할 것을 다짐하며, 한국비정규노동센터도 힘찬 응원과 함께 굳센 연대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2010년 11월 17일
한 국 비 정 규 노 동 센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