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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동에 사는 정옥분(28·여)씨는 지난달 7년 동안 일해온 직장을 떠났다. 이른바 정리해고 대상이 된 것이다. 사장은 어느날 저녁 집으로 전화를 걸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왔다. 건설경기가 죽어 물량이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주택 벽 장식재를 만드는 보잘 것 없는 업체였지만, 정씨는 그동안 여기서 받은 월급을 쪼개 대학에 다니는 동생 둘의 학비를 보탰다. 이젠 그런 보람마저 사라지게 돼 한숨이 깊다.
회사쪽은 정씨와 정씨보다 나이가 많은 여직원 둘을 함께 자르고스무 살을 갓넘은 직원 둘을 곧바로 다시 뽑았다. 근속연수가 많은 직원을 자르고 신규인원을 채용하면 사업주쪽에서는 임금 비용부담을 그만큼 덜게 된다.
정씨는 답답한 마음에 지역 노동단체들에 문의전화를 해보았지만어느 곳도 해고 구제신청을 권하지 않았다. 종업원 12명인 영세 업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갈지 모를 일을 벌여서 어쩌겠느냐는 대답들이었다.
정씨는 요즘 할 수 있는 일이래야 지역소식지를 뒤적이는 일이고작이다. 고용보험 혜택도 없고 실업급여를 받지도 못한다. 대기업 간부들이 줄을 선다는 구청이나 지방노동사무소 취업알선 창구는 아예 그림의 떡이다.
정씨 같은 영세사업장 노동자나 임시·일용직은 줄잡아 700만명에 이른다. 경제위기가 닥친 뒤 아무런 방패막이도 대책도 없는이들이 가장 먼저 추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은 고사하고 몇 달 밀린 임금도 고스란히 떼이기 일쑤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임금체불의 75% 이상이 10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사업주가 나가라면 군말 없이 보따리를 싸야되는 뜨내기들에겐부당노동행위라는 말도 사치스럽다. 어떻게 당하든 어디가서 한마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함석진 기자)
주택 벽 장식재를 만드는 보잘 것 없는 업체였지만, 정씨는 그동안 여기서 받은 월급을 쪼개 대학에 다니는 동생 둘의 학비를 보탰다. 이젠 그런 보람마저 사라지게 돼 한숨이 깊다.
회사쪽은 정씨와 정씨보다 나이가 많은 여직원 둘을 함께 자르고스무 살을 갓넘은 직원 둘을 곧바로 다시 뽑았다. 근속연수가 많은 직원을 자르고 신규인원을 채용하면 사업주쪽에서는 임금 비용부담을 그만큼 덜게 된다.
정씨는 답답한 마음에 지역 노동단체들에 문의전화를 해보았지만어느 곳도 해고 구제신청을 권하지 않았다. 종업원 12명인 영세 업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갈지 모를 일을 벌여서 어쩌겠느냐는 대답들이었다.
정씨는 요즘 할 수 있는 일이래야 지역소식지를 뒤적이는 일이고작이다. 고용보험 혜택도 없고 실업급여를 받지도 못한다. 대기업 간부들이 줄을 선다는 구청이나 지방노동사무소 취업알선 창구는 아예 그림의 떡이다.
정씨 같은 영세사업장 노동자나 임시·일용직은 줄잡아 700만명에 이른다. 경제위기가 닥친 뒤 아무런 방패막이도 대책도 없는이들이 가장 먼저 추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은 고사하고 몇 달 밀린 임금도 고스란히 떼이기 일쑤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임금체불의 75% 이상이 10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사업주가 나가라면 군말 없이 보따리를 싸야되는 뜨내기들에겐부당노동행위라는 말도 사치스럽다. 어떻게 당하든 어디가서 한마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함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