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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밥 짓던 사람 여럿이 아팠다. 우연이 아니다. 커다란 튀김 솥 앞에서 가자미를, 돈까스를 튀겨 내던 그들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숨쉬기를 멈출 수가 없어 폐를 혹사했다. 쌀 포대와 업소용 식용유와 양파·당근 자루를 나르고 칼질하느라 근육과 관절을 갈아 냈다. 아이들 밥 짓는 일을, 또 밥벌이를 멈출 수가 없어 견딘 시간은 독으로 남았다. 일하다 아프거나 죽지 않게 하자는 뻔한 말을 하느라 길에 서고, 소리치고,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쏟아야만 했던 사람들은 서로 무척 가까웠다. 언니, 동생, 친구, 동료였고 동지였다. 그들 모인 둥지에서 비로소 큰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집에서 또 일터에서 말없이 꾸역꾸역 온갖 일을 다 해내던 사람들은, 이제 겁 없이 길에 나서서 못 하는 말이 없다. 이 또한 우연일 리 없다. 파업하던 날, 벚꽃 만발한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그들은 만났다. 서로 꼭 안아 반길 만한 일이었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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