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국회 앞에 농성 천막 빼곡하니, 비로소 겨울이다. 거기 온갖 집회와 행진이 많아 시 끌벅적하니, 연말이다. 무성하던 잎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처럼 삐쩍 말라 가는 사람들이 둥그런 돔 가까운 곳에서 터덜터덜 기운 없는 발걸음을 옮기는 때가 바 로 겨울이고, 연말이다. 밥보다 법이 급하다고 여긴 사람들이 가슴팍에 일력을 달고 하 루하루를 찢는다. 노조법 개정을 따뜻한 잠자리보다 밥이 중하다고 여긴 사람들이 가 슴팍에 핫팩을 끼고 누에고치처럼 실을 짜 그 안에 든다. 밥 짓다 죽지 않겠다고, 급식 실 인력 확충과 복지수당 차별철폐를 말한다. 중단하라, 폐지하라, 제정하라, 저마다 의 절절한 구호 담은 색색의 현수막이 넘쳐 국회 앞 단풍이 철 지나도록 질 줄을 모른 다. 집회 행진하던 사람이 노숙농성 중인 지역 동료를 만나 응원의 5만 원을 건넨다. 날 춥다기에 십수만 원도 넘는 빵빵한 오리털 침낭을 검색했던 사람은 마트에 파는 3만 원 짜리 합성 솜 침낭을 작은 텐트에 넣는다. 한두 번 해본 일도 아니라고, 다들 능숙했는 데, 찬 바람에 아린 볼이며 손끝의 감각은 매번 새로운 것이어서 핫팩을 끼고 산다. 법 치며 불법 엄단이며, 온통 법 얘기만 높아 스산한 계절 겨울이다. 법 짓는 곳 앞마당에 밥 짓는 사람과 배 짓는 사람이, 또 회사 청산을 막으려는 사람이 다 만나 서로를 응원 하는 계절이다. 겨울이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7 |
엄마 눈물이 툭
![]() |
센터 | 2023.11.03 | 14 |
56 |
무사고 사이
![]() |
센터 | 2023.09.13 | 49 |
55 |
추락하는 것은
![]() |
센터 | 2023.06.27 | 47 |
54 |
우리 만남은
![]() |
센터 | 2023.04.27 | 32 |
53 |
봄 마중
![]() |
센터 | 2023.02.27 | 27 |
» |
겨울
![]() |
센터 | 2022.12.22 | 40 |
51 |
가면
![]() |
센터 | 2022.10.31 | 22 |
50 |
연인은 웃는다
![]() |
센터 | 2022.08.29 | 47 |
49 |
비보호
![]() |
센터 | 2022.06.27 | 34 |
48 |
이면, 혼신의 힘
![]() |
센터 | 2022.04.25 | 37 |
47 |
허수아비
![]() |
센터 | 2022.02.24 | 44 |
46 |
손잡아 주는 일, 기대어 서는 일
![]() |
센터 | 2021.12.23 | 75 |
45 |
훈장처럼
![]() |
센터 | 2021.10.27 | 61 |
44 |
붉은 ‘농성’
![]() |
센터 | 2021.08.25 | 53 |
43 |
밥 냄새
![]() |
센터 | 2021.06.23 | 129 |
42 |
꼿꼿하게
![]() |
센터 | 2021.04.26 | 113 |
41 |
유실물
![]() |
센터 | 2021.02.24 | 123 |
40 |
인지부조화
![]() |
센터 | 2020.10.22 | 309 |
39 |
발전 없다
![]() |
센터 | 2020.08.24 | 96076 |
38 |
언제나 분수처럼
![]() |
센터 | 2020.04.27 | 650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