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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작하던 날, 저기 자동차 와이퍼 만드는 노동자가 푸른 수의에 가면 쓰고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정문 앞에 앉았다. 목소리 내내 높였다. 그 앞 지나는 국회의원들이, 또 기자가 보고 한 번 보고 묻고 찍기를 바랐다. 바람에 그쳤다. 애써 준비한 보람이 적었다. 눈에 띄기를, 말이 돌기를 바라는 일이 대개 그렇다. 지나던 카메라를 무척이나 반긴 이유다. 저 가면의 주인공은 인근 식당에서 국수 한 젓가락을 뜨던 참이었다. 전화 받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고용노동부 건물을 무대 삼아 상황극을 선보였다. 외국 자본의 먹튀 행각을 꼬집었다. 위장청산 의혹을 제기했다. 국수 면발이 다 붇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숨도 고르질 못하고 가면을 벗고 뛴다. 가면, 속뜻을 감추고 겉으로 거짓을 꾸미는 의뭉스러운 얼굴 혹은 그런 모습이라고 국어사전은 설명한다. 그 가면을 벗겨 속뜻을 밝히겠다고 길에 나선 사람들은 천막을 치고, 집회를 하고, 먼 길 뚜벅이 행진에 나선다. 눈에 띄기를, 말이 돌기를 바라며 뭐든 한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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