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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던 사람과 그를 응원하는 이들이 한여름 지글지글 끓던 아스팔트에 철퍼덕 붙어 몸을 굽는다. 벌겋게 잘 익은 얼굴에서 떨군 땀방울이 그들 느릿한 오체투지 행진의 흔적을 한강대로 불판에 잠깐씩 남기곤 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흐릿했다. 그 길에 사람들이 아무도 웃지 않았는데, 제빵사 임종린이 다 엎어진 길에 혼자 삐죽 일어나서는 잠깐 웃었다. 내내 반 박자가 빨랐다. 전에도 그는 삐죽 먼저 일어나 밥을 오래 굶었다. 험한 길이다. 교차로 건너 잠시 쉬어 간다. 앉고 눕고 기대어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쉰다. 그들 곁에 딱 붙어 부채질하고 물을 건네고 땀을 닦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널브러진 사람들 잔뜩 찡그린 얼굴에 웃음 번진다. 저기 투쟁 머리띠 맨 스물넷 청년이 행진에 동참한다고 했을 때, 그의 연인은 말렸단다. 고집이 세서 어쩔 수도 없었다고. 옆자리 서서 걷는 것으로 응원했다. 부채질은, 물에 적신 손수건을 목에 둘러주는 일은, 눈 맞춰 괜찮냐고 묻는 일은 대개 간지러운 일인 것인지, 내내 웃음 터진다. 종종 어깨에 폭 기대어 부빈다. 땀 냄새를 나눈다. 엎어지고 일어나는 사람들 곁에 팻말 든 사람들 있어, 잔뜩 찌푸린 벌건 얼굴 땀 닦으라며 수건 건네는 누군가 있어, 또 한 번의 행진 소식 듣고 멀리서 찾아와 함께 바닥을 기는 사람이 있어 거기 고된 길에 웃음 돈다. 파리바게뜨 사태 해결을 위한 오체투지 행진 길에 여러 인연으로 모인 사람들이 연인처럼 다정했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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