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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먼저 보낸 엄마는 오늘 또 눈이 퉁퉁 부었는데, 전처럼 사람 많은 데서 자주 울지는 않았다. 3주기를 맞아 엄마는 자신을 사회운동가로 소개한다. 억울한 죽음을 막는 일을 한다. 떠난 이의 이름을 딴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과 중대 재해를 처벌하는 법을 곡절 끝에 만들었지만, 죽음이 여전하다. 김용균의 동료는 지금도 비정규직이다. 탄가루 쌓인 현장에서 언제든 자신에게 덮칠 수도 있는 참사를 예감한다. 그러니 추모는 지금도 시위가 된다. 영정은 말 없는 구호다. 아들 잃은 엄마가 동생 먼저 보낸 누나 손잡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지금껏 길에서 바쁘다. 검은색 긴 패딩 점퍼 벗을 날이 없다. 국회에서 열린 추모 사진전에 가면서 지독하게 추웠던 지난해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을 회상한다. 그즈음부터 유가족의 영상을 기록하던 다큐멘터리 감독이 오늘 건넨 손편지를 손에 들고 엄마는 이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말하고 또 말했다. 그뿐인가. 곁을 지킨 사람들이 많았다. 주저앉지 않고 3년을 달려온 힘이다. 사람들은 기대어 선다. 손잡고 산다. 선거철이니 유력 정치인의 악수야 뻔하고 흔한 일이라지만 여전히 절박한 엄마는 두 손 포개어 꼭 쥔다. 눈 맞춘다.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그 뻔한 말을 하느라 오래도록 잡고 섰다. 카메라 다 떠나고 돌아서는데, 엄마는 울지 않았다. 그저 삼켰던지, 낯빛이 온통 붉었다. 옆자리 울음 터진 고 김태규의 누나 손을 꼭 잡고 다독였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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