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따뜻하다는 솜 넣은 부츠가 하나 생겨 시골집에 보냈다. 아버지 신으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욕심을 냈다. 원래 이런 건 크게 신어야 한다나. 아이고 어머니, 내 하나 더 사 보낼게요. 겨울 다 지나 늦었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추위가 늦도록 기승이다. 발 따시니 참 좋더라는 전화를 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진짜 추운 날엔 발끝이 아프다. 여느 집회 사회자 말마따나 투쟁의 열기가 곳곳에 높았으나 손끝, 발끝 아린 걸 어쩔 순 없었다. 핫팩 몸에 붙이고, 손에 쥐고, 발 등에 올려놓고서야 아픔을 덜었다. 이 겨울 누구나가 추웠지만, 칼바람 맞아 시린 사람들이 길에 유독 많았다. 체감온도는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흰옷 입고 앞장선 사람들이 자꾸만 아래로 엎어져 아스팔트에 핫팩처럼 붙었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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