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날 때마다 비가 오네
당신의 말이 도시 틈새로 스며들어 비구름을 만들었다
붉은 육개장 국물을 삼키는데
왜 하필 고사리가 왜 하필 토란대가
비 오는 날은 억울한 일 천지
우기도 아닌데 비는 계속 내린다 저녁에도 새벽에도
설거지통에 밀린 그릇들이 쌀통의 벌레들이
스멀스멀 빗방울처럼 기어나와
뒤통수가 가렵다
온몸이 물로 꽉 찬 다육식물처럼
시치미 뚝 떼고 살아가는 게 생이란다,
꿈에 목소리를 들은 것도 같다
다시 쌀을 씻어 안친다
고등어를 구워도 가시를 삼켜도 딸꾹질이
그치지 않는다
김은경 시인
200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불량 젤리》,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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