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by 센터 posted Oct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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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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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와 노동3권 쟁취를 요구하는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천막 농성장 (@김선영 지회장 소셜미디어)

 

저는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입니다. 대부분 알고 있듯이 영업사원은 자동차를 소비자한테 직접적으로 판매하는 노동자입니다.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라고 하면 주위에서 다들 대기업 다닌다고 부러워합니다. 월급도 많이 받고 복리후생도 아주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현대자동차를 판매하지만, 현대자동차 직원이 아닙니다.

 

과거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은 모두 원청인 현대자동차에 직접고용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여 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현대자동차는 외환위기를 핑계 삼아 정규직 노동자에게 돈 몇 푼 쥐어주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정규직 영업사원을 비정규직 영업사원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정규직 영업사원이 근무하고 있는 지점과 비정규직 영업사원이 근무하고있는 대리점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정규직 영업사원이 근무하는 지점은 전국에 350여 개 되며, 비정규직 영업사원이 근무하는 대리점은 전국에 370여 개 됩니다. 이처럼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50:50 비율로 나눠져 있습니다.

 

비정규직 영업사원은 정규직 노동자와 업무 구분 없이 똑같은 일을 합니다.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직접적으로 업무 지시를 하며, 교육·감사·징계도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제조한 자동차만을 판매하고, 현대자동차의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으며, 현대자동차가 지급한 계약서와 테블릿PC, 현대자동차 명함을 들고 현대자동차의 시스템을 통해서 정규직 영업사원과 동일한 노동을 합니다. 그러나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과 착취를 받습니다.

 

기본급도 없고, 4대 보험도 안 들어 주며, 10년을 성실하게 일해도 퇴직금한 푼 받지 못합니다. 이처럼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영업사원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특수고용 노동자로 만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지 못해, 대리점 사장이 기분 나쁘다며 하루아침에 해고하더라도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부당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며,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제대로 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했습니다. 정말 현대판 노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4대 보험조차 들어주지 않는 지옥 같은 노동환경을 바꿔 보려고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2015년 8월 22일, 민주적·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현대자동차에 4대 보험을 가입해 줄 것을 요구 하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조합원 수백 명에 대한 해고 통보였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의 악랄하고 잔인한 노조탄압은 2022년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1년에 전국의 370개 대리점 중 40여개 대리점을 강제로 폐업시키고, 동일한 장소나 인근에 2~3개월 안에 똑같은 대리점을 다시 냅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은 전원 고용을 승계해주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은 7년째 한명도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 조합원을 속아내 해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차별이며, 부당노동행위입니다.

 

현대자동차는 대리점을 강제로 폐업시키고 조합원만 골라 고용승계를 거부하면서 집단적으로 해고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대리점을 강제로 폐업시키고 다시 개점하는 수법으로, 노동조합을 2~3년 내에 모두 해고하여 말살시키려는 악랄한 노조탄압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3년 내에 노동조합 조합원이 모두 해고되어 노동조합이 소멸될 수도 있습니다.

 

7년 동안 수도 없이 현대자동차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했지만, 현대자동차는 철저히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했습니다. 현재도 대리점을 강제로 폐업시키며 조합원을 집단적으로 해고하고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현대자동차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매번 악랄하고 잔인하게 짓밟혀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헌법을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 기본권인 노동3권을 악랄하게 부정하면서 악질적으로 노조를 탄압하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지금 당장 형사 처벌받아야 합니다.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2022년 5월 3일부터 삼성역 3번 출구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앞에 천막을 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 투쟁 중입니다.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아무 잘못도 없이 10~20년 일한 일터에서 쫓겨났습니다.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천막 농성장은 아주 열악하여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너무나 시끄러워 귀마개를 하더라도 잠들기 어렵습니다. 또한 올여름은 매우 더웠고,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인근 지역이 홍수에 잠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기에 폭염과 폭우를 견뎌가면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금이라도 당장 해고된 판매 노동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용역을 동원해 천막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24시간 불법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법원에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저와 사무장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까지 하였습니다. 정말 악랄하고 악질적인 사용자입니다.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특수고용 노동자이며 간접고용 노동자인 비정규직 판매사원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투쟁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15년 8월 22일에 노동조합을 설립한 후로 7년여 동안 녹녹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길 때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우리가 일하던 일터인 자동차 전시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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