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by 센터 posted Oct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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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탁  안의한의원 원장



환자분들 질문


진료를 하다 보면 내원한 환자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제 체질은 무엇인가요?” 그럴 때 나름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체질에 대한 답을 하곤 한다. 그다음으로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때 답은 정해져 있다. “체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체질을 바꾼다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입니다.” 그렇다.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체질 변화가 아니라 체질 개선인 것이다. 즉 그 체질 안에서 가장 바람직한 상태로 자신의 내외적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다.


체질은 무엇인가


체질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이미 결정되는 몸의 특성이다. 임신하는 과정에서 정자와 난자 상태, 정자가 가지고 있는 화학적 상태와 유전자 상태, 난자가 가지고 있는 화학적 상태와 유전자 상태, 그리고 그 당시 주위 기후와 환경 상태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또 임신 과정에 임산부의 신체 상태, 심리 상태, 주변 환경 상태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의 체질은 정해진다. 그렇게 태어나면서 결정된 사람은 성장 과정이나 나이 들어가면서 끊임없이 침입하는 외부 침입자와 자신 내부에 발생하는 내적인 병적 상태와 쉼 없는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다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살면서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이 내외적 병적 요소와 끊임없는 전투 속에서 자신의 몸을 잘 지켜내는 과정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병적 침입자를 대비해서 몸의 상태를 가장 바람직하게 가꾸는 것을 체질 개선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즉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이 지닌 체질 내에서 가장 바람직한 상태로 끊임없이 개선해 가는 것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오장육부-간장, 심장, 비장, 폐, 신장이라는 오장과 담, 심포, 소장, 위, 대장, 방광이라는 육부-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기운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간장이 튼실하고, 어떤 사람은 폐가 튼실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비장이 튼실하고, 어떤 사람은 신장이 튼실하다. 이 오장육부 중 자신은 어떤 장기가 더 활성화되어 있는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다. “나는 간장의 기운을 강하게 하고 태어날 거야.”라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저러한 요소들에 의해 유전자 속 화학적 배열이 결정되고 그 배열에 따라 사람의 오장육부 각각의 튼실함이 결정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오르지 않는다. 그에 반해 어떤 사람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있다. 이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자신이 선택한 것인가? 이미 그리 정해져 태어난 것이다. 운명론으로 들리겠지만 그냥 그렇게 결정된 것이다. 구리나 철이 구리나 철로 존재하게 된 것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체질은 변화되지 않는 것인가


결정된 하나의 체질은 다른 체질로 변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의 체질 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가질 뿐이다. 같은 체질인데도 건강한 모습이 있고 건강하지 않은 모습도 있듯이. 소위 체질 개선이라는 것은 한 체질을 다른 체질로 변환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체질 안에서도 다양한 상태로 각자는 일상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건강 상태가 너무 결정론에 따르는 것이 아닌가? 다른 모든 것이 그저 이미 예정된 길로 진행될 뿐인가? 운명론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혹 신의 영역인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저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다양한 요소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태어났을 뿐이다. 있는 그대로를 그대로 인정하고 그 자체를 존중하면 된다. 백인으로 태어났다고, 흑인으로 태어났다고 황인으로 태어났다고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인본주의적 사고이며 다양성에 대해 그대로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면에서 민주적 사고이다. 


체질에 따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어떤 한 체질로 태어났다고 해서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다. 그냥 그런 체질인 것이다. 그 체질의 특징을 알고 장점은 최대로 살리고 약점은 끊임없이 보완해 살아가면 된다. 각 체질에서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삶의 방식도 다양하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면 된다. 각 체질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미리 대비하고 혹여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체질 분류는 필요한 것인가


같은 광석이라도 철과 구리가 지닌 특징이 다르므로 그 특징에 따라 따로 분류한다. 동물과 식물이 다르므로 그 특징에 따라 분류한다. 동물 안에서도 또다시 분류한다. 분류학(分類學, taxonomy) 또는 생물 분류학은 지구상에 사는 생물의 계통과 종속을 특정 기준에 따라 나누어 정리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이다. 


간이 한 사람 건강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폐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분류학처럼 사람도 각자가 지닌 신체 특징에 따라 분류한다면 그 특징에 따라 발생하는 질병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류하는 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음양이니, 사상이니, 팔상이니 하는 체질학이 각자의 논리를 가지고 발전해 왔다. 감기라고 분류된 질병에 감기 기전을 연구해서 그에 적합한 대처 방식으로 개발된 약이 있듯이, 폐렴이라고 분류된 질병에 폐렴 기전을 연구해서 그에 적합한 대처 방식으로 개발된 약이 있듯이, 몸의 특징에 따라 분류된 체질학은 각 체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그에 적합한 대처 방식을 연구하여 그 연구 결과를 체계화해서 발전해 왔다.


사상체질에 대하여


사상체질학은 바로 분류학에 착안되어 만들어진 학설이다. 어떤 사람은 오장육부 중에 간과 폐가 그 사람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인 사람이 있다. 이 중 간의 기운이 강하고 폐의 기운이 약한 사람을 태음인이라 분류한다. 폐의 기운이 강하고 간의 기운이 약한 사람을 태양인이라 분류한다. 어떤 사람은 오장육부 중에 비장과 신장이 그 사람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인 사람이 있다. 비장의 기운이 강하고 신장의 기운이 약한 사람을 소양인이라 분류한다. 신장의 기운이 강하고 비장의 기운이 약한 사람을 소음인이라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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