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꿈꾸었던

by 센터 posted Aug 28,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Files

정기훈.jpg


광장 건너편 낮은 자리에서 가수 박준이 노래한다. 작은 모금함을 앞에 뒀다. 뇌출혈로 쓰러진 LG유플러스 비정규 노동자에 작은 도움 주기를 노래 틈틈이 알렸다. 일어나,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다. 기타를 퉁겼다. 노조 깃발 들고 그 길 지나던 사람들이 습기 머금은 지폐를 통에 넣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가수 박준은 마저 노래했다. 그 앞 집회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가 흘렀다. 그 날 선 노랫말 속에 노래 활동가 그들이 꿈꾼 세상이 선명하다. 그 길 지나던 아이들이 낯선 노랫말을 두어 구절 따라 했다. 모자에 온갖 배지 잔뜩 매단 길거리 가수를 신기한 듯 쳐다봤다. 땀에 젖은 가수 박준이 작은 무대를 정리했다. 뜨겁던 광장에 소나기 한바탕 곧 쏟아졌다. 반가운 비라고 누가 말했는데 해갈엔 부족했다. 되레 습기 잔뜩 몰고 와 숨이 턱턱 막힌다고 사람들은 푸념했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 훈장처럼 file 센터 2021.10.27 65
57 현장으로 가는 길 file 센터 2015.04.13 1560
56 허수아비 file 센터 2022.02.24 49
55 핫팩처럼 file 센터 2018.02.28 1203
54 폐허 file 센터 2016.08.24 1372
53 파란 나라, 파란 천막 file 센터 2018.07.02 1488
52 출근길 file 센터 2016.03.11 1340
51 추락하는 것은 file 센터 2023.06.27 57
50 철망 앞에서 file 센터 2017.04.26 1520
49 책임지라 말하고, 어느새 농성은 file 센터 2016.04.28 1358
48 줄초상 file 센터 2016.10.31 1297
47 주마등처럼 file 센터 2014.10.21 2647
46 일상다반사 file 센터 2015.03.03 1616
45 인지부조화 file 센터 2020.10.22 311
44 이면, 혼신의 힘 file 센터 2022.04.25 39
43 유실물 file 센터 2021.02.24 123
42 우산 file 센터 2017.10.30 1266
41 우리 만남은 file 센터 2023.04.27 38
40 올해는 당신 file 센터 2016.01.26 1341
39 오버홀 file 센터 2019.04.29 153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