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박근혜] 120다산콜센터 상담사, 서울시에 직접고용 되다

by 센터 posted Feb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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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창우 다산콜센터지부 전 지부장



정규직에서 제외된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는 전화 한 통으로 서울시와 서울시 자치구25개 구청 관련 민원이나 궁금한 사항을 상담해주는 서울시 종합민원 전화이다. 다산콜센터의 ‘다산’은 위민, 청렴, 창의 정신을 토대로지방행정 혁신을 주장한 다산 정약용 선생을 본받아 시민에게 감동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의지를 담아 2007년 9월12일부터 정식 오픈해 10년째 365일 24시간 상담 운영 중에 있다.


120다산콜센터는 서울시가 민간위탁으로 최초 3개 업체(효성ITX, MPC, KTCS)로 수탁계약을 통해 운영되어 오다가 지난 2015년 1월 재계약하면서 2개 업체(효성ITX, 메타넷MCC)로 운영 중에있다.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서울시가 채용한 것이 아닌 민간위탁 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정규직 대책에는 2018년까지 시와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을 3퍼센트까지 낮추고 비정규직 채용을 원천 차단하는 노동 혁신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시와 산하기관의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2016년 연말까지7,296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1천만 서울시민의 민원상담 응대를 하는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공공기관의 모범 사업장인 서울시의 대표전화이고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로 서울시가 정규직화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서울시 비정규직 대책에 간접고용 비정규직 민간위탁에 소속된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정규직화는 제외됐다.


4.다산콜문화제.jpg

2016년 9월, 서울시의회 조례 통과를 촉구하는 투쟁문화제에 함께한 조합원들.(@다산콜센터지부)


감정노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담사


120다산콜센터 상담사의 90퍼센트가 여성 노동자이며, 감정 노동자이다. 예전에는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다. 그러나 요즘은 언론을 통해 땅콩 회항사건, 백화점 갑질 고객사건, 주차장 폭행 사건 등 사회 전반적으로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직장인이 사람을 대하는 일을 수행할 때에 조직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감정을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행하는 노동을 의미한다. 대표적 사업장이 콜센터, 판매, 유통, 음식, 관광, 간호 등 대인서비스 노동에서 주로 발생한다. 감정노동은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 발생한다. 감정노동으로 생긴 감정적 부조화는 감정노동을 행하는 조직 구성원을 힘들게 만들며 감정노동으로 생긴 문제가 적절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경우엔 심한 스트레스(좌절이나 분노, 적대감, 감정적 소진)를 보이게 되며, 심한 경우엔 정신질환 및 자살까지 갈 수도 있다.


120다산콜센터 감정 노동자(상담사)들의 근무 여건은 참으로 열악했다. 센터 내에 24시간 돌아가는 컴퓨터로 인해 전자파와 전기열, 하루만 지나도 책상에 쌓이는 먼지로 인해 상담을 하다보면 목이 칼칼해지고 기침이 나오곤 해서 감기약을 항시 구비해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근무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콜상담을 하는데 의자가 좋지 않아 허리가 아프고 컴퓨터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해 손목 터널증후군에 걸리고, 화장실에 가도, 옆 동료와 대화하는 것조차 관리자의 통제를 받아야 했다. 주말에는 의무적으로 근무해 쉬지 못하고, 개인 연차(휴가)도 업체 관리자들의 눈치를 보며 쓰고 그마저도 신청자가 많으면 사용하지 못했다. 다양한 성향의 시민들을 응대하다 보면 욕설과 성희롱, 억지주장 등 감정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그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임금 처우는 어떠한가.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열악했다. 상담사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를 버티지 못하고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열두 명 조합원으로 시작한 노동조합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감정 노동자로서 보호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 노동자 스스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2년 9월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12명 조합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300여 명이 넘어 80퍼센트 정도가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상담사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민간위탁업체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싸우고, 서울시에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감정노동 보호 요구 등을 위해 투쟁을 전개했다. 추운 겨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집회, 1인 시위를 하고 상담사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기도 했다. 서울시장 면담요구 투쟁 과정에서 서울시청 청경들로부터 내동댕이쳐지는 사건도 있었다. 국회에서 감정 노동자 관련 포럼, 토론회를 개최하고 상담사들을 지지하는 정당들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비정규직 감정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많은 활동들을 했다. 감정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감정노동 휴가(안식휴가)와 휴가비를 만들고 모성보호 증진을 위해 육아휴직에 따른 연차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하나하나 바꾸어 나갔으며 이로 인해 이직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2014년 2월 5일 제1호 권고안으로 서울시 인권위원회(위원장 문경란)가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극심한 감정노동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실질적 사용자인 서울시에 120다산콜센터를 직접 고용할 것을 권고했다. 투쟁 결과 서울시가 2014년 12월 29일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로드맵을 발표했다.


4.다산콜투쟁.jpg

2014년 9월, 서울시청신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 투쟁을 했다.(@다산콜센터지부)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직접고용


그러나 직접고용 발표 이후에도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서울시 직접고용 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었다. 이해당사자인 상담사들은 서울시 공무직 전환을 요구했지만, 정책적으로 서울시 내부 반발이 있어 재단 신설로 방향이 정해졌다. 재단 신설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조례 통과가 부결될 위기까지 갔다. 서울시의회에서 재단 예산안 의결 시에도 우리는 현재 재직자 모두 고용승계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재직 중인 현원보다 적은 400명 예산안으로 통과시키려 해서 일부가 해고될 위기인 구조조정까지 갈 뻔 했다. 위기를 느낀 상담사들은 추운 겨울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 집회, 소망의 벽(조례 통과 촉구 편지글 게재), 휴가를 써가며 피켓 선전전을 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서울시는 새로운 모델인 ‘재단’을 만들어 민간위탁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2017년 4월경 ‘120다산콜재단’을 신설하게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투쟁을 통해 서울시의 정책을 바꾸면서 서울시에 직접고용된 사례이다. 또한 민간위탁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화의 새로운 모델이자 대한민국 40만 콜센터의 직접고용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재단 출범이후 직접고용 사례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질 높은 대시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희망연대노동조합 모토인 ‘더불어 사는삶, 아래로 향하는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미가입 조직화 사업을 추진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삶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위해 힘써 주신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지지하고 함께해주신 각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서울시민, 민주노총 연대단체, 그리고 희망연대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조합원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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